2027년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정치적 논쟁이 프랑스 문화계에 도달했다. 스트라스부르 국립극장(Théâtre national de Strasbourg, TNS) 디렉터 캐롤라인 귀엘라 응우옌은 Rassemblement National(RN)의 가능성 있는 승리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새 시즌 발표 자리에서 그녀는 이 당의 집권을 “재앙”으로 규정하며 “최악의 사태가 일어날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
이 발언은 스트라스부르를 넘어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왜냐하면 이는 야당 정치인이나 운동가가 아닌, 프랑스에서 가장 중요한 문화기관 중 하나의 수장이 내놓은 말이기 때문이다. TNS는 프랑스 극장계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파리 밖에 위치한 유일한 국립극장이며 직접 문화부의 관할을 받는다. 따라서 그 수장의 어떤 정치적 발언도 국가적 의미를 지닌 기관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순한 극장을 넘어
2023년 9월 취임 이후 캐롤라인 귀엘라 응우옌은 극장을 일관되게 사회적 다양성의 장소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 연출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주로 이주, 정체성, 사회 변화에 관한 질문을 다루며, 문화적 다양성과 국제적 관점을 명확히 장려하는 극장 이해를 대표한다.
새 시즌에서는 TNS가 이러한 방향을 이어간다. 다언어 작품, 유럽 협력, 그리고 전통 극장에서 흔히 주목받지 못한 사회적 배경의 이야기들이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이를 통해 이 극장은 수십 년간 프랑스 자긍심의 중요한 일부였던 문화정책을 구현한다. 즉, 문화는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 현실을 드러내고 공공 토론을 촉진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디렉터의 경고는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단순한 정당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국가 지원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서로 다른 관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Rassemblement National의 긴 그림자
최근 몇 년간 Rassemblement National은 장 마리 르 펜 시절보다 훨씬 온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린 르 펜과 당 대표 요르단 바르델라의 지도 아래 이 당은 정부 운영 능력을 키우려 노력하며 정치 중도층 유권자에게도 점차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들의 문화정책 프로그램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이다. RN의 대변인들은 수년간 좌파 및 진보 엘리트가 지배하는 이데올로기적 문화체계를 비판해 왔다. 당의 주장에 따르면, 공공 지원금은 국가 역사, 전통, 문화 정체성 전파에 더 집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많은 문화예술가들 사이에서 회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은 정치적 영향력이 장기적으로 극장, 박물관, 문화 센터의 기획 자유를 제한할 위험을 우려한다. 특히 이주, 소수자, 사회 갈등을 다루는 기관들은 문화정책 재조정의 잠재적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화국을 둘러싼 논쟁
이 논란은 프랑스 공화국의 핵심 영역을 건드린다. 전후 문화개혁 이후 국가가 예술의 후원자 역할뿐만 아니라 폭넓은 문화 접근권 보장의 보증인으로서 역할을 자임해 왔기 때문이다. 문화정책은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전략적 국가 임무로 간주된다.
따라서 현재 논쟁의 근본은 공공 문화가 주로 사회적 다양성과 비판적 시각을 증진해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 정체성과 문화적 연속성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지의 문제다.
이 논쟁은 더 이상 극장뿐만 아니라 학교, 미디어, 기억 정책, 국가 정체성에 관한 토론에도 영향을 끼친다. 스트라스부르에서 나온 이 발언은 많은 문화 기관이 이미 가능성 있는 정치 방향 전환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Rassemblement National이 2027년에 실제로 권력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캐롤라인 귀엘라 응우옌이 제기한 문화적 갈등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진정한 질문은 누가 앞으로 프랑스를 통치할 것인가에만 있지 않다. 누가 앞으로 프랑스 문화를 정의하고, 국가의 공공 무대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릴 것인가라는 점이다.
C. Hatty